칸트 철학에서 자기의식의 문제 근대라는 역사적 시기를 특징짓는 표지는 한 가지가 아니겠으나, 이른바 개인의 탄생을 그 주요한 표지들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는 데에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원상 더 이상 나누어질 수 없음을 뜻하는 원자atom와 동일한 유래를 갖는 ‘개인’은 근대의 정치와 법에서 각종 권리와 의무의 기초단위로 여겨지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동등한 주체들 간의 계약과 교환을 근본원리로 하는 근대 경제의 기본적 요소이기도 했다. 철학 역시 이러한 거대한 역사적 운동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거꾸로 그것에 개입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왔는데, 그러한 근대적 철학사의 여명을 알리는 이정표는 뭐니 뭐니 해도 코기토cogito, 즉 ‘나는 사고한다’라는 데카르트의 저 유명한 언명일 것이다. ‘나는 사고..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